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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조의 부동산

[쩐계36]재테크 36계-제1계-만천과해(滿天過海)

만천과해(滿天過海)

“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넌다.”

바다를 겁낸 당 태종을 집(배를 집이를 속이고...)에 태워 바다를 건넜다는 설인귀의 고사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한갑부가 거래에서 이 계의 고사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때가 있으니 부동산이다. 없는 살림에 돈 몇 푼을 쥐어 삼아 이 골목 저 골목의 복덕방을 헤메이며 물권 구경에 나설 때가 바로 그 시간이다. 집주인은 어디를 그리 갔는지 기다리다 지쳐가며 잠시 보여주는 10여분의 금쪽같은 구경 시간 이리 저리 에둘러 가면서 꼼꼼히를 눈짓거려 보지만 물권의 상태는 막막하기만 하다.

마음도 휘둘리어 갈피를 못 잡기에 등기도 봐야 하고 건축물대장도 봐야하고 아득한 생각이 들 즈음이면 부동산사무소 사무장 아줌마의 애절한 한마디

“이런 좋은 물권은 없어. 얼른 계약 걸어야지 생각하면 언제 나올지 몰라요!”

나오기만 하면 누구든 바로 잡아가는 좋은 물건임을 확실하게 보증하니 일단 계약 걸고 생각하라 종용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란한 심사에 그토록 좋다고 침이 마르니 일단 전문가의 뜻을 쫒아 계약금을 내 지르고 만다.

이것이 패착이다.

부동산 전문가로 소문난 사통팔달의 그 사무장 아줌마는 계약이 성립되어야 나에게 중개비를 받는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선택한 그 물권에 대한 책임은 순수 100% 결정한 나에게 있을 뿐이다.

집을 사든 전, 월세를 들어가든 절대 중개인의 이 말을 귀담지 말라. 부동산은 최소 자신이 10여년 이상을 아껴 모은 돈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본인의 전 재산을 걸게 된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한갑부는 집을 사기전 서류가 완벽한 것은 기본이고 그 집에서 하룻밤 자 보는 것을 권한다. 전월세는 대부분 거절이지만 매매의 경우 안 해본 사람은 이 요구가 거절될 것 같지만 매물을 내 놓은 주인 입장에서 빈집이라면 그리 어려운 요구가 아니기에 들어주는 경우도 있었다. 하룻밤 자는 것이 무슨 효과냐고 윗집의 악동의 발 구름과 아랫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매수를 거절하게 하는 경험이 있다면 결코 그런 말 못한다.

한갑부 같은 사람에게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물권이니 어른 계약하라고 텍도 없는 소리다. 만일 그리 좋은 물권이라 바람처럼 사라진다면 그것은 내 복(福)이 아니다.

물론 전, 월세 대란을 겪는 서울 중심권에서 이런 말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다. 정말 윗동네는 바람처럼 나왔다 바람처럼 없어지기에 손에 잡히면 고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잡아야 한다. 그러나 지역구에서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 게다가 “하우스 푸어”의 시대 아닌가?

부동산은 일단 계약이 되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물론 되돌리려면 계약금이 깨지기만 하면 된다지만 말이 그렇지 계약금이 통상 매매금의 10%다. 명색이 부동산에서 10%라면 천만단위의 액수이다. 되빠꾸 칠 수 있는 쩐의 한계선이 넘는다.

부동산 거래에서 부디

좋은 물권의 촉박함으로 하늘을 가리고 계약서에 도장을 경박하게 찍어 바다를 건너지 말라.

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