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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제 색주가의 꽃값을 논하던가?

오늘 쥔장 아줌니의

정갈한 술 한상을 기대하고 찾았던

단골로 다니던 술집의 쥔장 아줌니가 가게를 팔았다고 하십니다.

단골로 댕기던 술꾼에게는 일언반구의 보고도 없이 말입니다. 졸라 서글픕니다.

새로 온 쥔장에게

장 먹던 그대로 안주 하나에 선술을 내어 달라 하였더니 바뀐 쥔장은 달라는 술은 안주고 꽃구경 하라 하더이다.

주도(酒道)의 올곧은 길에 서서 세상을 논하는바

꽃가게와 술가게는 다른 법

내 술 달라 떼를 쓰고 지랄했지 언제 꽃보고 뭐라 했소?

내 술 달라 떼를 썼더니 세상 바뀐지 한참이라 일러주더이다.

내 알기에 그 술이 그 술이지 내 먹던 술이 변하것소. 변한 것이 있다면 그저 세상사 인심이지.

주당이 찾는 술집이 점점 줄어감을 아쉬워하며 이 밤을 별 수 없는 해결책으로 한잔을 내세우며 그 한잔으로 달래고자 합니다.

그나마 몇 집 안 되는 제대로의 술집

그 집의 쥔장이 변하였으니

내일은 어디갈까 걱정이 한숨입니다.

가벼운 주머니로 대취하여 큰 그림을 논하는 그런 술집 아는 이는 한갑부를 불쌍타 여기시어 부디 일러 주시옵서.

정녕코 그밤 대취하고 싶은 맘이 간절하오.

참고로 일러 주신분께는 한갑부와 더불어 일배일순의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당연 술은 제가 쏩니다. 마누라 꼬쟁이 안 팔아도 됩니다.

마눌님 모르는 통장 다수 보유한 한갑부~ ㅋ~~~

그 조아라하는 술 한잔이 조아 좋어서.

오늘 그 긴 한밤도 술집을 전전 하는가

내 언제 색주가의 꽃을 논하던가

한 잔술이 좋으면 그 뿐인 것을...


어제도 오늘도 단골로 다니던 선술집.

늦은 밤 지우와 같이 길을 잡네.

장 먹던 그 술의 그 술상이 그립기에


한잔을 기울여 비 오는 여름날

달 기움을 논하고자 하였건만

그 주인은 오간데 없고

어리디 젊은 꽃 둘이 피었고나.


이 밤이 길다하나 어찌 그 즐거움이

이 한잔과 같다하리

쥔장은 꽃빛깔 이야기로 내 주흥을 깨려하나

이 보소 내는 꽃보다 술이 좋은 놈이로세


한잔으로 시름을 덜어 버리고

한잔으로 기꺼움을 털어 버리고

그리고 새잔 기울여 푸른 옥빛 내 희망을 논하고자


오늘따라 이 잔이 무거우니

쥔장 챙김의 가벼움이 아니던가

쥔장은 어찌하여 단골을 이리도 업수이 여기는가


그래 

옛 주인이 그립고나

술이 묵어야 제 맛이듯 안주 또한 옛 주인이 생각나누

오늘 가게 잡았다 마소.

술꾼의 마음인양 기생년의 옷고름 폭


그년이 그년이듯 사람이 그러하지 아닐진데

술 또한 그 술이 그 술이 아니로세

술꾼은 꿈결을 노닐어도 내 술을 알고 있쏘.


오늘 이 한밤 다 마실 그 술을 제쳐두고

박차 일어남은 오직 쥔장의 탓이거늘

쥔장은 꽃보고 타박하고 손님 보고 눈 없다 하누


내 술이 좋아 한세상을 술로서 보내고자 하였는바

쥔장은 어찌 감히 나를 이리 가벼이 대하는가

술꾼의 무게는 한 순배의 정(情)임을 그댄 정녕 모르는가


내 주당으로 나아져서 쥔장의 이 가게를

다시 찾지 아느리라.

내 술을 청코자 왔지 언제 꽃을 논하던가.

술꾼에게 향기로움이란 밋밋한 술낸 것을 쥔장은 결코 모르리라.


이 밤이 다해갈 적 어포 한 자락을 씹어 삼켜내며 일배 일순을 돌아도

내가 사랑함이 이 술에 다일지니

쥔장은 정녕 술을 모르고 모름이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