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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잡부의 겐세이

[골프] 나 한갑부 그날 산타가 되었다.

나 한갑부 그날 산타가 되었다.

크리스마스날은 산타 할아버지가 오시는 날이 아니던가? 이천구년의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할아버지 대신 한갑부가 산타 할아버지가 되었다. 물론 한갑부가 산타를 원한것은 아니었지만 임사장과 정이사가 나를 산타를 만들고야 말았다. 특히나 임사장이라고 꼭 짚어 말하고 싶다. ^-^

골프존에서의 처절한 승부는 피를 흘리는 대신 한갑부 지갑속의 배추잎을 처연하게 흘러내리게 하였고 흘러내리는 현찰의 울부짖음에 나 한갑부 또한 피를 토하는 느낌으로 가슴으로 울며 주먹으로 펑펑 멍든 가슴을 쥐어패며 주둑들어 움직이는 심장의 박동을 조용히 느끼며 또 울었다.
 
양파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조용히 아주 조용히 임사장은 한갑부의 가슴에 비수가 아닌 큰 장창 한자루를 꽂아 넣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한갑부 산타가 왔어~"

뒤이은 정이사의 비수 12자루가 꽂혔다.

"갑부가 산타가 될라고 결정한거 가터~"

울화가 치밀어 오르고 분을 삭일수 없는 지경이었지만 현명한 한갑부 냉철한 판단력과 뛰어난 순간 관리 능력에 입각하여 나 홀로 마인드 컨트롤의 자세로 바로 잡아 주문을 외쳤습니다. 간절하게 마음속으로 ...
아주 간절히... 요즈음 선전에 나오는 멘트 있지요.
'잘될거야 잘될거야 잘될거야~~~'
그러나 승부는 현실적인 마인드 컨트롤 보다는 어떤 주술적이 힘이 필요한거 같았습니다.
선덕여왕에 나오는 천신황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한갑부의 천신황녀는 어디에 있는것인가? 그리고 그 천신황녀를 어찌 부를것인가?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며 그 자리에서의 승부를 어떻게 해서든 뒤집어 보고 싶은 소망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나 주술과 마법도 그 독한 임사장과 정이사에게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장타력, 간간히 투수가 던지는듯한 느낌으로 날아가는 우드의 능력, 그리고 탁월한 어프로치 - 칩샷(chip shot), 피치샷(pitch shot), 러닝샷(running shot)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다 컨시드 없는 퍼팅에서의 감각적인 설겆이 능력 아~ 임사장은 타이어 우드였고 정이사는 양용금 이었습니다.
더구나 정이사의 스트롱그립은 한갑부를 압도하였고 임사장을 위협했습니다.

그리고 십팔홀이 끝났습니다.
처연히 포성이 멎은 전쟁터의 한가운데 한갑부가 서 있었습니다.
얼마나 속이 탔던지 마신 물이 세통이었고 두장의 손수건은 이마의 땀을 닦느라 흥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봉산 가든으로 향하여 갈비를 시켜먹고 소주를 마셨다.

어느덧 한갑부는 갈비타고 소주병 한 가득을 두 사람에게 선물하는 산타가 되어 있었습니다. 

컬투의 공연 포스터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