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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부가읽은책

[조선마지막공주]울분과 설움의 일생 대한제국 덕혜옹주

 

대한제국 황실의 꽃이 애처럽게 덧없이 져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 읽고서 분이 나는 이야기를 또 만난다.

 


 

 “그때 울음을 참지 않았던 자 누구인가!”
피울음을 삼키면서 살아남아라, 그리하면 그 나라가 살아나리라.
저자는 덕혜옹주뿐 아니라 망국의 시대를 견뎌야 했던 모든 이들 ―황제와 황족들, 청년들, 여자들과 아이들― 의 울분과 고통을 생생하게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소설 속 어느 누구도 나라 잃은 설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종, 영친왕, 의친왕 같은 황족뿐 아니라 그들의 아래에 있었던 민초들도 스러져가는 나라 앞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개인의 안위를 도모하다가도 나라의 현실 앞에서 주춤거리고 흔들린다. 수없이 고민하고 울부짖는다. 각각의 사연을 지니고 필요에 의해 움직이면서도 역사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혀 괴로워한다. 그러면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이 친다. 황폐한 땅에서, 잿빛 현실 속에서 짓밟혀도 일어서고 다시 짓밟히고 다시 일어서는 그들의 모습은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을 한층 부각시키는 한편 잡초처럼 피어나는 삶에 대한 희망과 욕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나라의 역사란, 개인들의 삶이란, 그렇게 비극과 희망의 틈바구니에서 흐르는 것임을 절절하게 보여준다.


저자의 말로서 이 책의 느낌을 대신하고 싶다. 울분과 고통의 이야기 이다.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고 외치며 불쌍하다는 생각에 조선 황실에 대한 애증과 서글픔을 보낸다.

그렇지만 이 질문을 꼭 던지고 싶다. "왜 조선황실의 황족 대다수는 조국 독립을 위한 길을 택하지 않았는가?" 국가를 포기하고 황실이 폐문되는 과정에서도 이왕가의 미명하에 일본제국 통치하 보호라는 속박의 굴레를 벗어던지려 하지 않았는가 하는것이다. 황실은 무너져도 일족은 왕가의 피붙이로 대접받고 사는 그 이왕가의 허울을 떨쳐내고 조국 독립을 위해 황가가 좀더 움직이고 싸웠다면 해방된 조국 대한민국에서의 황실은 허망한 연기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모노를 입고 서있는 여인보다 당의를 입고 의연히 서있는 옹주의 사진이 몇배나 더 고결한 기품이 느껴지는것은 대한제국이라는 황제가 통치하는 나라에 존귀하고도 존귀한 공주의 풍모이기 때문이리라.

 



덕혜옹주덕혜옹주 - 8점
권비영 지음/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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