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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부가읽은책

[신기생뎐] 원작은 부용각을 지키는 5사람의 이야기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는 드라마의 원작을 읽고 싶은 욕심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뭐랄까 더한 재미에 재미를 더하고 싶은 과욕이 있음이리라.

이 소설을 읽은 기억은 에진작 이건만 원작에 대학 기억이 가물하여 한번 더 읽었다고 하면...

 

한번 본 책을 다시 거들떠 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한갑부가 두 번을 들떠 봄은 아마도 드라마의 이슈화로 인한 조건 때문이 깊으리라.

 

줄기와 잎이 빽빽이 들어찬 대숲은 밤새들이 몸을 숨기고 잠들기에 좋단다.
대숲에는 댓잎이 흔들리는 소리, 때까치 우는 소리가 끊이질 않으니 소리 공부를 하기에 더없이 좋지.
바람 속의 대를 본 적이 있더냐.
가만한 바람에도 잎새는 흔들려.
는실난실 잎새를 따라 줄기도 기껍게 나부끼지.
거센 바람이라도 몰아칠 양이면 우는 듯 갈구하는 듯 나무 밑동까지 전신으로 흔들리지 않더냐.
어떤 춤사위에 비할까.
이렇듯 대숲은 공부도 되지만 지나가는 밤새조차 마다 않고 품는 넉넉함을 본받아  기방에 온 손도 그처럼 품으라고 예부터 기방 뒤뜰에는 대를 즐겨 심었나니. 부용각에 대를 심은 이유도 큰 기생이 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나니.
소설 183page 인상 깊은 문구중에서---


 

기생전이라는 제목으로 기생들의 꽃분홍 이야기나 행수기생의 내공서린 세상살이의 방법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실망이 책장 페이지 마다 휘몰아칠 것이다.

부용각이라고 하는 댓바람 소리 들리는 청아한 기생집을 배경으로

음식담당 타박네

소리기생 오마담

춤기생이며 차세대의 주자 미스민

거기에 기생집에 기생하는 기둥서방 김사장

굽어진 담담함의 은근한 박기사

등 ...

부용각을 끼고 부대끼며 삶을 영위하는 녹녹치 않은 인생의 굴곡을 이야기한다.

보통의 우리네 삶도 평안을 찾기 어려운데 기생집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의 평안은 아마도 어려우리라.

그런 특별한 삶을 엿볼 수 있는 매개를 찾는다면 이 소설은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신 기생뎐 - 10점
이현수 지음/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