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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부가본TV

언니 없는 추노가 영웅호걸을 어찌 말하랴?-천지호

인간의 짐승적 본성을 완벽한 연기력으로 재현한 배우 성동일의 역할 "천지호"

그런 천지호가 가진 사람 본성의 짐승이 아닌 ‘육체적 짐승남’만이 날뛰는 복근 구경을 위한 향후의 추노라면 아무래도 추임새 없는 타령이 될 성싶다.

물론 이야기의 전개는 오늘 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한잡부는 수요일 본방 사수 보다는 메가가 무료가 되었을 때를 이용한 한꺼번에 쭈욱을 좋아한다.)

당분간의 “야 이 천지호님 왔어.”의 대사가 그리워질 이유로 뭐가 있을까?

왜 천지호가 좋으냐는 물음에 어떠한 구체적인 답을 하기에는 말을 곱씹고 머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냥 그 표정이 좋아서,

그냥 그 시답잖은 말투가 끌려서,

그 비굴한 표정과 개김의 얼굴상은 내가 못하는 거라서,

약자에게는 대범한 영웅호걸인양 들먹이며 빈정대서,

강자에게는 벋대는 개김으로 잇속을 챙김에 혈안이어서,

사람이 가진 본성을 마음껏 쏟아놓으며 내 맘대로 살아가기에,

사내로서의 호기,

권력에 대하여 비굴하지 않은 협박에 대한 협박,

절대 강자에게는 삼십육계를 과감히 선택하는 과단성, 


이 모든 것이 다 우리가 아니 내가 살면서 못하는 짓거리가 아닌가? 그러기에 천지호는 언니로서 자리매김 되고 언니이기에 그리운 거다.

방송된 극중 시청자인 한잡부에게 기억되는 소리가 있다면 호탕하고 비굴한 웃음, 천지호의 흉내 내기 어려운 “흐흐하하하”의 웃음이다.

‘한수 이북 최고의 추노꾼’을 자처하였으나 대길이가 독립 지역구를 넓히며 전국구로 등록  조선 최고의 추노꾼에 등극하면서 저자에서의 자존감과 존재감이 바닥으로 떨어져 밑에서 키우던 강아지라 말하던 이대길의 뒷 서열로 시장 구석 구석 회자되어 조석 모르는 만나는 반푼이들 마다 ‘넘버 투’라 부르기에 분노시러 하지만 웃어가며 이를 갈며 추노계 정상의 자리를 되찾으려 저자의 길거리에서 주막의 복판에서 “이놈아 언니야 언니 천지호, 다시 내 밑으로 기어 들어와.”를 외친다.

일감을 주는 원청 오포교와의 “5:5” 갈라먹기는 상도의와 상식을 벗어난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의 조치를 받아야 하는 황량한 액션이었다.

또한 고금의 최고수 같은 분위기 썰렁한 황철웅과의 일전은 한잡부를 포함한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대길이가 송태하와 그의 애기덜에게 당할 때 쓰던 말 “병법을 아는 놈들이다.”를 떠올리게 하는 명장면이었다.

빗 맞은 아니 안 맞추고 다 피한 화살 두방 뒤에 애덜의 복수에 분노하는 형형한 눈빛으로 일검을 뽑아 겨누어 둔 언니는 목숨줄을 놓아줄 각오를 한 절체절명의 일합을 겨루는가 싶더니 재빨리 몸을 날려 저 멀리 달려 나아갔다. 남들은 도망이라 했지만 언니는 작전상 후퇴였을 것이다.

 

 

죽어가면서 입에 넣을 저승갈 노자돈을 직접 챙겨 넣는 모습은 꼽꼽함과 세심함으로 할건 해야 한다는 “예”를 일깨움이요 업어 키운 강아지에게 의탁치 아니하는 자긍의 의지리라. 또한 쫄따구에게 발가락 새를 긁으라 하는 것은 서열을 중시하는 주자의 도리 “저자에서는 나이가 벼슬” 이라는 크나 큰 가르침의 실천이다.

갓 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는 멋진 모습이 아닌 욕지기 나올듯한 행동거지와 하얀 소금기가 옷가지에 배어 올라 비릿한 썩은 내 풍길 언니의 모습이 내 맘에 와 닿음은 이런 통쾌함이기 때문이리라.

이런 통쾌함에 빛을 더하는 끝모르는 깊은 말들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는다.” 

이 모든 것이 더해진 천지호이기에 언니가 좋다는 답을 줄 수 있는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