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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잡부의 겐세이

[정월대보름]대보름 놀이의 시작은“지신밟기”이다.

세시의 큰 풍속 정월하고도 대보름이다.

오늘이 지난지 오후를 달리고 있지만 어떻게 다들 해야 하는 액션들은 했는지 한갑부는 여쭤보고 싶다.

오늘은 대보름 해야 할일이 엄청나게 많은데...

지신밟기, 부럼깨기, 달맞이, 쥐불놀이 등등....

그래도 그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기에 대보름에 맞게 이것만큼은 하자는 취지로 이글을 친다. 한갑부 생각에 이거만 제대로 이루어지면 판 제대로 벌린다. 이게 제대로 되어야 모든 놀이가 이루어지는 것인데... 놀이의 시작인 지신밟기를 꼭 하자고 지껄여본다.

마당에 눌러 붙어 앉은 지신(地神)을 꽉꽉 눌러주고 대접하여 좋은 일이 생기기를 비는, 복을 비는 놀이지만 아쉽게도 이 놀이가 점점 줄어들고 이루어지지를 않고 있다. 대보름에 대단한 일은 제대로 놀아야 하는 것이고 그리 하려면 지신밟기를 해야 한다. 물론 마을 풍물패는 차이하고서 동네 노인정 풍물패라도 있어야 지신밟기는 가능하다는 한계성이 있다.

지신밟기 없는 대보름은 놀이가 없다.

왜냐고?

대보름 흥의 시작은 지신밟기에서 비로써 시작되기 때문이다.

먼저 정월 열나흗날 저녁부터 이야기 하자. 열나흗날 저녁

불 땔 나무는 아홉짐이요

나물이 아홉 나물이고

밥은 오곡밥이다.

다음 보름날 아침에는 일찍이 일어나 부럼을 깨물고

이웃집 막순이에게 내달려 “내 더위 사가라.”를 힘차게 외치고

아침 식사 전 데우지 않은 차가운 청주(淸酒) 한잔을 들이켜 “이명주(耳明酒) = 귀밝이 술”을 삼는다. (술은 원래 맑은 술을 좋은 술로 치고 데워먹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이날은 찬 술을 먹는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

아침의 햇살이 내리 쬐거든 찬 기운을 뒤로하고 두둥~의 장구소리에 시작하여...

마을의 어귀나... 우물가... 냇가의 지류...에서 출발하여 마을의 부락장(지금은 대게 통장댁) 집을 시작으로 대문열고 북치고 장구치며 집집이 마당에서 놀아가면서 지신을 밟아 복을 빌어준다. 이게 대보름 놀이의 시작이다.

내 집 마당에 지신밟기를 해주는 풍물패에게 술과 떡을 대접하며 축원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주고 풍물패의 모든 사람들에게 술기운이 돌고 취기가 돌아갈 즈음 어둠이 깔리고 논빼미 저어편에서 아이들이 쥐불놀이를 준비하고 총각 처녀들은 손잡고 달맞이 준비를 한다.

이게 정월 대보름 이다.

그런데...

그런데...

그나마 라도 보름에 북치고 장구치며 놀던 노인정의 어르신데들도 어느덧 세월의 무게에 ...

동사무소의 풍물패들이 동리라도 돌아볼라 치면 항의 받은 시대의 저급함에... 모두 없어져 버렸다.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쥐불놀이도 있고 달맞이도 있는 것인데... 우리 농악소리 풍물 한 자락이  없는 대보름에 귀밝이술을 뭐 하러 마시는 것인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지신밟기기 있었던 예전의 시절에는 쥐불놀이도 있었고 달맞이도 있었다. 대보름의 좋은 풍속과 놀이가 없어지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놀이의 시작인 지신밟기 이루어지지 않는데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혹여라도...

오늘 내 집에 달려 들인 곳에서 농악소리 나거든 좋은 뜻으로 받아 부디 약밥 한냥에 술 한잔을 내고 푸른 배추잎 한 장을 상에 차려내어 내 집에 복을 부르고 마당의 지신을 눌러 밟아 기를 눌러 터다짐을 해보자.

점점 더 없어지겠지만 놀이 없는 대보름이 황량하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지신밟기가 있다.


사진출처 : http://cultureline.kr/coding/sub1/sub1_view.asp?mode=view&aseq=4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