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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잡부의 겐세이

[동네화재진압기] 내 소화기를 돌리다구~

2011년 

지난주 토요일인 4월 9일 오후 5시경의 일이다.

나 사는 울 동네를 빛내고 있는 진재공원의 언저리 주택가 근거리에 철없는 동네 꼬맹이 아해들의 불질로 인하여 잔디에 화마가 덮쳐 올랐다.

거실에서 소파에 배를 깔고 누워 우아하게 미드 감상에 매진하던 중 화재를 목격한 한갑부는 몸매에 전혀 걸맞지 않은 재빠른 판단으로 핸펀의 119를 때려 신고의 정신을 발휘하였습니다.

그리고...

울 동네 골목을 주름잡던 여럿이 하염없이 타 올라가는 불길을 바라보기만 하던 중

한갑부 

불을 꺼야 한다는 위대한 선진 민주시민의 정신과

불은 눈이 없으니 저 불이 널리 퍼져 번져나갈 수 있다는 호혜평등의 위험성

거기에 공공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의 발로로...

울집을 지키기 위하여 소중히 셋팅해 놓았던 소화기를 들고

반바지에 운동화 챙겨 신고 그 즉시 내달렸습니다.

ㅋ흐~~~ 지금 생각해도 위대한 거 같다.

좌우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비탈길을 뛰쳐 올라 생명을 위협하는 화마를 진압하여 울집과 동네 사람덜의 집을 지켰으며 공공시설인 공원으로 화재가 번지는 대재앙의 사태를 이 한몸으로 온몸이 부서져라 노력하여 뚜딜어 막아냈다.

(엄청 심한 뻥이다. ㅋ~~~ 그래도 실제로 마른 봄날에 잔디도 불길 오르면 크게 오른다. 생명의 위협이라는 것은 글질에서의 엄청나게 과장된 표현이나 머리는 끄실렀다.)

그란디...

문제가 발생했다. 뭐 별거 아닐지 모르지만 엄씨 사는 한갑부 한테는 엄청 중요한 문제였다.

뭐냐?

소화기다.

사건 발생으로 인한 수습 후 동네 불을 끈 한갑부는 화마보다 더 무서운 쩐으로부터 오는 피해를 있었다.

땅 파면 소화기 안 나온다. 이거 다 피 같은 내 돈이다.

어떤 일을 하든간에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한갑부 쩐질 논리의 범주에서 무슨 수고했음에 대한 말 이딴 거 필요 없다.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사용한 소화기나 보상해 주었으면 한다.

써글~

동네 공원 둔덕에 불 끄고 내 돈 주고 소화기 사는 한갑부의 뒤틀린 심사를 그 누가 알겠는가?

분말 ABC 기본형 3.3Kg ,축압식

단가가 삼만하구도 몇천원이다. 거기에 받침대, 택배비 추가하면 거진 사만원 돈이다.

사만원이면 울동네 편의점에서 소주가 서른이 넘고 술판 한자리의 돈이다.

내 일도 아닌 동네 불 끄고 내 돈 사만원 쳐 바르니 심사가 꼬인다.

그래서 행동을 신중히 해야 하는 것인데...

제길~~~

후회가 막급이다.

담에 이런 일이 닥칠 때를 대비해 내 집에 화재보험을 들어둘 망정 저 불은 끄지 아느리라는 훌륭하고도 어리석은 다짐을 되뇌이어 본다.

결국은 집 울타리 바깥일에 넘치는 주접으로 인하여 내 돈 사만원만 잔디밭에 뿌린 꼴이다.

담에는 내사 아해들의 휘발유질이나 화약질이 있을지언정 결단코 울집만 지키리라 다짐하며 마른잔디에 쳐 바른 사만원에 대한 반성을 곱씹어 본다.  

동네 아해들의 불장난에 의한 화재시 소화기 진압은 결국 한갑부에게 자신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아픔만 가져왔다.

한갑부야 이제 허접질과 병신짓 좀 그만하고 인생을 살자. 또 손해 봤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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