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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부가읽은책

[행복한 공간을 위한 심리학,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빛과 풍경을 담는 공간

읽어본 책의 느낌을 먼저 전해 보면...

“누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건축 전문직군에 종사하는 건축사나 시공기술자가 읽어야 한다는 결론 보다는 정말 좋은 집을 찾거나 짓고자 하는 집주인이 될 건축주가 먼저 읽어보기 권한다는 말로 답을 하려 한다.

한갑부가 경험한 대한민국의 모범적인 건축주가 생각하는 좋은 집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지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위치

2. 건물이야 어찌 지어졌든 외관이 아름답고 내부 인테리어는 입 벌어지면 된다.

3. 무조건 싸야 한다. 비싸면 절대 안 된다.

4. 세가 잘 빠져야 한다.

5. 외부 주거 환경 이런 것에 대한 고려는 필요 없다. 피(프리미엄)가 잘 붙어야 좋은 집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사는데 불편함이 있어도 그에 상응하는 돈만 되면 그 집은 좋은 집이다.

반대로...

새벽을 가르는 배달 오토바이 소리 대신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고

공단의 스모그 대신 참 맑은 공기로 호흡할 수 있으며

땅을 밟으며 대지의 기운을 느끼며 살 수 있고

이웃집 벽이 보이는 대신 창밖 풍경이 내 눈을 즐겁게 하고

낮을 비추는 형광등 빛 대신 따사로운 햇볕의 부서짐을 느끼게 하는

그런 집은 동화다.

현실이 결코 아니다.

저자는 몇 문장의 글로 이런 동화를 권하며 “치유”라는 단어로 독자를 유혹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구에서 제일 복잡하다는 뉴욕의 예를 들며 건강(비만)의 해결책으로 전설적일 정도로 바쁘고 부산한 생활방식 있는 도시를 운동기회 풍부한 공간으로 이해하며 재미있는 볼거리와 할 거리가 많은 도시, 편리함이 있는 도시를 창조하여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으로 건강한 도시로 바꾸자고 동화속의 도시를 주장하고 있다.

“그 곳에 가면 왜 마음이 편해질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공간과 사람과 세상의 관계는 질문에 대한 실제적 예시와 분석으로 기술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주변 요소와 자신(거주자)과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변해가므로 주 공간(집)과 외부 공간(도시)가 모두 조화롭고 평화로워 긍정적 감정(사랑과 연민)이 늘어가고 부정적 감정(스트레스, 불안감)이 줄어드는 곳이 저자 생각하는 공간이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세계라는 것이다.

이 책은 좋은 공간에 대한 구체적 실례를 들고 풍족한 설명을 통하여 자연친화설계(biophilic design)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내용이다. 문제는 외국의 사례가 적용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고 그 길의 모색 또한 현실에서는 만만치 않다는 문제가 있다.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 10점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서영조 옮김, 정재승 감수/더퀘스트

오랜 시간 느끼고만 있었지 남(건축주)을 설득하지 못하여 범했던 오류인 기능적인 부분에만 충실한 공간을 만들었던 사람으로 “행복”이라는 두자를 설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료는 될 것 같다. 그러나 거기까지...

환경 친화적 건축을 꿈꾸는 사람이 시간을 투자하여 읽어본다면 두꺼운 두께 만큼 생각의 두께를 두텁게 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한갑부가 꿈꾸는 집은 아직 마음을 살리는 정도에는 전혀 미치지도 못하는 “빛과 풍경을 담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