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점심...
세상의 고민을 짊어지고 오늘을 사는 오늘의 백성이라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처럼 쩐져대야만 하는 소주의 즐거움에 미쳐 날뛰는 아침의 뱃속을 알 것이다.
“으~~~ 죽것따아~~~!”
대체 무엇으로 속을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으로 한잡부는 적은 적으로 제압한다는 이이제이(以夷制夷) 라는 성현의 고매한 가르침을 쫒아 소주로 망해서 더한 속에는 소주로 제압하는 것이 매우 가할 것 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옆구리를 쑤시가믄서 찔끔 일러준다.
적어라.~
따신 여름날의 속 풀이에 ‘탕’급을 이용한다는 것은 소주를 소주로 제압하는 어리석음일지 모른다.
“일단은 션~ (시원)하고 보자.”
는 위대한 가르침에 시원함을 찾자. 그럼 답이 나올지니~
서있는 메밀의 면발을 가지고 얼음 섞인 간장국물에 국물을 시원하게 하는 무수 갈은 것을 넣고 쫑쫑 썰은 파란색 파를 동동 띄워본다.
국시장국에 파란색 돛단배를 띄우고 면을 넣어 천천히 천천히 간장국물이 면에 차지게 배도록 젓갈로 저어준다.
다른 집에서 메밀을 먹을라치면 간장값이 많이 올랐는지 작은 공기에 주는 간장국물에 면을 말라치면 승질과 짜증이 섞였는데 이집의 그릇은 메일국수 한 덩어리 밀어 넣기에 딱 알맞다.
한판에 국수 세 덩어리 주는데 이 정도 양으로라도 한끼의 식사로는 가할 것이다.
그러나...
조선 사람은 밥알 좀 속에 들어가야 먹은 듯 싶다는 것을 쥔장은 아는가 보다.
후속의 메뉴로 알밥이 나온다. 뭐 뛰어난 양념질을 한 알밤은 결코 아니다. 단가에 맞는 합리적인 알밥의 형태다. 면먹고 밥풀 좀 넣으려는 뭇사람들의 호응에 답하기에는 충분하다.
오천원으로 한끼의 속풀이 식사를 찾는다면 이 정도면 매우 족하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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