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친우들과 즐거운 술자리가 있었다.
친우의 사무실에서 시작된 술자리는 가장 일반적이고 가장 많이 찾아 먹는다는 탕수육에 짜장을 더하고 더불어 소주 일배를 합하는 방식이 아닌 좀 더 품위 있는 술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으로 결론되어져 탕수육 + 양장피 + 서비스 짬뽕국물 + 소주로 내쳐 달렸다.
한병.
두병..
세병...
병수를 더해가면서 술자리는 깊어가고 취기는 머리의 꼭지를 돌리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너부러진 소주병과 안주상을 바라보며 모두 합창된 일성은 2차 해야지.
당연스레 돈이 없다는 세상에 가장 쪼잔한 이유로 그 자리를 파하지 않고 내쳐 달리기로 결론을 내리고 한갑부는 편의점으로 달려가 큰 결심을 더하여 지갑에서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임당 누나의 초상을 꺼내들고 죠니워커블랙 한병과 청원의 맑은 물로 맹글었다는 카스를 봉다리에 담아 날랐다.
그리고...
우리는 정통 폭탄의 길에 빗겨 서서 종이컵 원폭의 길로 들어섰다.
1:2의 눈대중 비율로 만들어진 폭탄은 쩐지기 편하고 만들기 편한 술이었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이날은 품위를 더한 안주 양장피가 있었던 것이다.
누우런 색에 흐리멍텅한 겨자소스를 절대 우습게 보아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위스키로 폭탄을 말았으니...
그날 한갑부 ...
전봇대 잡고 품위없이 오토바이를 속도내 달렸다.
실로 이런 추잡시런 짓거리가 얼마만 이던가?
"난 술을 결코 그딴식으로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평소의 지론이 무색하게 추잡시런 짓거리를 해야했다.
흑~~~
절대 잊지 말자.
양장피에 위스키는 금물이다. 특히 시바스리갈이나 죠니워커블랙 같은 향 좋은 술은 말이다.
양장피 겨자 소스와 죠니워커블랙 조합의 결론은
위장이 뒤집히고 머리통은 헤롱 헤롱 거리며 이렇게 까지 하면서 술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을 들게한다.
담부터
내 결딴코...
겨자에 위스키 쩐지는 짓거리는 하지 않으리...
음식 궁합이 있다면 술과 안주의 궁합이 있는법.
양장피와 죠니워커는 상극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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