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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부가읽은책

[대마도] 영남의 대마도와 호남의 탐라를 양발로 삼는다.

이원호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황제의 꿈”을 통해서였다. 무역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드넓은 세상을 굵은 필치로 멋지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이후에 읽은 “밤의 대통령” 또한 매우 인상 깊게 본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이런 이원호의 소설을 한글자로 말한다면 “쾌(快)”가 아닐까 한다. 사내다움의 굵은 필치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번에 읽으며 접하게 된 대마도 또한 그런 맥락에서 그려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해동지도 (1750년대 조선 영조 시대에 제작)

우리나라 지형은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으며
중간은 잘록하고 아래는 퍼졌는데
백두산이 머리가 되고 태백산맥이 척추가 되며
영남의 대마도와 호남의 탐라를 양발로 삼는다.

대마도에 대한 한국인 천년 역사에 서린 한(恨)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자위대 소속의 재일한국인 김성진이 쓰시마의 방랑자가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북한의 공작원 서화영을 만나고 남북연합 대마도 수복군의 은밀한 대마도 상륙과 작전시작의 기다림. 거기에 한중연합전력 대 미일연합전력의 대결이 발생하는 스케일 큰 국제 분쟁의 그림. 그리고 일본 함대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휴전으로 대마도 수복 완료되고 대마도군 전사자 1명으로 표기된 김성진은 고향 대마도에 영원히 귀향한다는 내용이다.

천년恨 대마도 1 - 10점
이원호 지음/(주)맥스퍼블리싱

아마도 작가는 독도를 일본의 영토라 우기며 우경화의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는 현재 일본의 모습과 그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답답한 현실을 소설 속에서나마 시원하게 풀어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일부 정치인의 실명을 그대로 등장시킴으로 하여 오늘의 대한민국 정부의 모습이었으면 하는 착각과 바람을 독자로서 품어보기도 하게 하였으니 말이다.

1권 7장부터 시작되는 우리 땅 대마도에 대한 내력은 소설 속에 묻힌 역사의 장으로 태극기를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하고 애국가를 부르며 목청이 터지고 독도를 생각하며 애가 타는 사람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우리 땅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두 권의 구성된 짧은 소설을 통하여서나마 대마도에 대한 기록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소중한 기회였다.

소설에서는 이겼지만 현실에서는 어렵기에 아니 불가능하기에 남쪽 일본에 대한 군사력이라는 무력에 대한 준비를 갖추어야 된다는 의지 또한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왜 대한민국은 소설 속에서 조차 단독작전을 하지 못하는 나라일까? 소설 또한 현실을 떠날 수 없기에 당연하겠지만 중국, 러시아, 미국의 눈치를 봐야하고 먼 옛날 우리 땅이었던 섬 하나를 수복하기 위해 남과 북이 연합까지 해야 한다니...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움직이고 일본은 점점 우경화되고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팽창하고 북한은 뻘짓거리에 정신없는 오늘 대한민국은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작가 이원호는 결국 일본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가 아닌 우리 스스로에게 강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