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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잡부의 겐세이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지나친 걱정은 오히려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세상 걱정의 99%는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라던데...”

검은 밤을 하얗게 새었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의 걱정 때문에 이 밤을 새었다.

시끄럽게 떠드는 개그 프로의 텔레비 소리도 마음 한구석 머릿속 한길로 점철된 “걱정” 때문에 모든 일이 귀찮고 먹고 사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술 한잔 하면 잠들까 하는 생각에 소주잔도 기울여 보았지만 백방으로 힘쓴 그 모든 것이 무효이고 오직 그 일이 어떻게 풀어질 것인가 하는 걱정만이 계속하여 머리를 맴돌 뿐이었다.

시계바늘이 새벽을 넘어 아침으로 가는 시간 기운차려 힘내자는 생각에 임사장에게 전화를 때렸다. 오전 5시 45분, 새벽의 상쾌함을 느껴야 출근으로 생각하는 족속들에게 아침의 “조찬회동”은 낮설지 않기에 떨리는 그 음성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왜? 밥 사줄라구?”

“조찬이나 같이하지. 함바로 와~”

새벽을 가르며 충북과 충남을 아침마다 가로지르는 임사장의 금쪽같은 시간을 앗아 식당에 들어서 가짓수 맞춘 반찬에 누룽지 눌린 누른밥 한 그릇을 해치우며 한잡부 한숨을 토해내었다. 임사장이 해결을 못해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친우에게 하는 푸념이라도 있어야 견딜 수 있을 것만 같았기에 말이다.

식사 후 후식으로 응당 빼 먹는 식당 냉장고 속의 요구르트를 2개 가져다주며 너는 2개 먹고 기운 내라는 사갈의 발언 속에서 정말 기운 내는 말 한마디가 있었다.

“세상 걱정의 99%는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라던데...”

노랗던 하늘이 맑고 하얗게 다가왔고 그제서야 식전의 상쾌함을 머릿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렇구나 내가 밤을 새워 걱정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은 아직은 안 일어난 일에 대한 걱정이었다. 일이 발생한 후에 걱정하고 해결책을 생각하고 움직이며 해결하면 되는데 그걸 알면서도 문제 발생시 해결할 배짱과 뚝심 그리고 능력이 되면서도 발생 되서는 안 된다는 문제에 대한 지나친 의식으로 인해서 발생치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극도로 지나친 것이었다.

세상사의 모든 일이 말해서 안 되는 일이 있던가?

물론 그날의 걱정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해결의 과정에서는 힘이 들었지만 부드럽게 잘 해결되어 넘어갔었다. 아마도 아침에 임사장이 한잡부에게 해준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다.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지나친 걱정은 오히려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물론 삽겹살 고기와 막걸리를 노래하는 그에게 왕실의 술인 보라색 치마를 벗기는 진한 술대접을 하였음도 물론이다.
(http://hanjabbu.tistory.com/3439)

말 한마디로 상황을 다잡는 임사장은 컨설턴트로서 임사갈의 별칭이 무색하지 않음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