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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의 구적에 고요가 깨어지니 ...

 

밤은 고요하고 바람은 시원하며 별은 빛난다.


사내의 구적에 고요가 깨어지니

계집품 보다는 주선됨이 나음을 저는 알까?


술잔의 고요가 천하의 시끄러움을 잠재우니

너니 내니 아무리 지껄여도 잔술 정만도 못함을 그 누가 알랴...

 


밤은 어둡고 고요한 가운데 갈대가 날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 바람에 머리가 날린다.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저 멀리 반짝이는 북극성은 오늘도 변함없이 머리를 비춘다.


사내의 휘파람 소리에 어둡고 고요함이 일순(一瞬)에 깨어지니

여인의 품속보다 한잔 술의 신선이 낫다는 것을 하늘에 빛나는 별은 알까?


술잔 속에서 오는 고요한 침묵이 세상의 모든 시끄러움을 압도하는 듯하다.

너와 나, 일의 성패, 삶의 분란, 세상사의 온갖 너저분함 그 속에서 의리(義理)를 아무리 애타게 말한다 해도

살림이 곤궁하여 궁핍하기만한 오늘 너와 내가 나누는 잔술 한잔에 담긴 정만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