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층을 올라가니. 무너저라 허망함이 허리춤을 탓할손가
술 취해 쓰니 한잡부의 잡가리라.
첫눈이 온다하니 가슴이 뭉클 뭉클
남인들 알으련만 이 가슴 허전함을
세월아 오늘이 이 하루뿐이구나.
세월의 힘든 설움을 삶아 돌아 세워주니
이 아니 기쁠쏘냐 즐기고 기꺼워 하나니
첫눈의 설움이 이 아니 서러우랴
곧추세운 자존감에 팔층을 올라가니
무너저라 허망함이 허리춤을 탓할손가
울어라 나아감이 창피가 울 짓는가
정신을 차려지셔 천상의 술 돔(Dom)을 우러리니
내가 하늘이요 하늘이 곧 나일지니
기쁘다 즐길적에 내 귀가 즐겁구나
세월아 내월아 이 한생을
꿈 잊고 즐거잊고 우져잊은 이 내 목을
취하라 한세월에 잊고지고 웃어지고
가노라 풍광설원 이 몸이 느끼나니
우짓는 세월은 천상의 하나이고
꿈꾸는 시절은 지상의 둘일지니...
하나에 목을 걸고 둘에는 몸을 걸어
우짓노니 세월이라 천하진정 모르구나
시절아 내 너를 알았던들 이리 하지 아느리라
부어라 이 잔에 천하가 들어 세워
내 부셔 비우리니 웃음으로 맞아드려
기꺼워 슬워할재 웃어 울어 말리단가.
내 너를 들어 하여 나뭇가지 잎새로니
그리 말을 하여두도 아무 까탈 없으리라
섭하리 섭하거든 내 잔을 채워들어
유아독존(唯我獨尊) 그 큰 내를
너를 알까 나는 알까
기꺼운 이 한잔에 잊어 슬어 웃어 보내노니
웃노라 이 한생도 즐거웁고 스워졌으니
질러 울어 설워 슬퍼 한 세상
자아알 살았노라 나 홀로 외우노니 그 아니 슬플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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