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절함을 앞을 삼고 구차함을 뒤에 세워 난감함을 일으키니
잡부의 인생살이 그런거쥐 뭐~
가끔씩 술 안먹고도 헛소리 잘허는 한잡부 쓰다.
남들이 논어(論語) 위정(爲政)을 빌어다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을 말할 적에
씨래기 채운 된장국 한 대접에 허연 입쌀밥 한 그릇 말아 스뎅 수저 높이 들어 아가리에 꾸역꾸역
주린지 부른지 모를 배를 채우니 뭐가 좋아 마음 또한 흡족하다.
한 사발 맑은 물에 포만감이 밀려올 적 더 이상은 욕(慾)이 생겨 미혹되지 않았으니
공자의 가르침이 맞기는 맞나보다
이제사 반이라면 다음 반은 언제나 갈까
남들은 세월감에 유수(流水)를 빗대가며 아쉬움을 말하거나
나는 그저 내 등짝에 짐 덜기만 소원하니
언제나 이 한생을 마칠수가 있으련가
그 누구가 있어주어 쉽고 쉽게 잘라주면 좋으련만
더딘 세월 어리석은 모진 생(生)에 비루하다 한잡부야
너절함을 앞을 삼고 구차함을 뒤에 세워 난감함을 일으키니
희락(喜樂)이 무엇인지 미동 않는 미풍처럼 서러웁게 한방울이 눈가에 고이누나
불혹지년(不惑之年) 그대 말에 군자(君子)의 큰 도량(度量)이 보이거든
잡부(雜夫)는 애써 가린 계집의 살내음과 분내 나는 주정(酒政)을 참아가며
주선(酒仙)의 본을 받아 월하독작(月下獨酌)행하면서 운한(雲漢)을 살피리라
생의 반을 되돌으니 내 손은 빈손이고 내 마음은 허망이라
모질고 독하지 못하여 사는 날이 괴롭고도 힘이 드니
이만 졸(卒)하여도 남아일생(男兒一生) 이만하면 족하리라.
'좋은글 읽기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층을 올라가니. 무너저라 허망함이 허리춤을 탓할손가..... (3) | 2010.12.09 |
---|---|
술러 술러 술러 하늘이 셋이로다 (2) | 2010.11.29 |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은 천하(天下)를 주유(周遊)함이다. (0) | 2010.11.20 |
꽃방석의 취흥을 그 뉘라 알손가... (0) | 2010.11.16 |
복덕(福德)의 여약(女藥)을 기다리며... (0) | 2010.11.11 |